집값 뛴다던 '9억원 이하 아파트' 실거래가 절반 이상이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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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부동산대책의 대출 규제를 피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던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새해 절반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의 상승 동력도 주춤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새해 첫날부터 현재(8일 기준)까지 서울 지역에선 총 75건의 아파트가 거래돼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거래 신고 기한이 60일이어서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까지 신고된 이들 거래가 집값 통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금액대별 거래량을 보면 Δ9억원 이상 10건(13.3%) Δ9억원 이하 6억원 초과 13건(17.3%) Δ6억원 이하 3억원 초과 37건(49.3%) Δ3억원 이하 15건(20.0%) 등이다.

이 중 이번 대출 규제를 피한 9억원 이하 3억원 초과 아파트 48건(비교불가 2건 제외)의 실거래 내역을 <뉴스1>이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29건(60.4%)이 12·16 대책 전 실거래가 또는 호가보다 낮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8건 중 50%인 24건이 대책 전 실거래가보다 하락했다. 영등포구 신길동 삼환아파트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이달 4일 7억3000만원(19층)에 실거래됐다. 직전 고점인 7억6800만원(18층, 12월5일)보다 3800만원 떨어진 값이다. 대책 전 동일 면적의 저층 거래가격(7억4500만원, 4층)보다도 낮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전용 59㎡도 대책 전 실거래가 7억5000만원(12월11일, 10층)보다 1000만원 이상 낮은 7억3750만원(9층)에 이달 4일 거래됐다. 지난달 초 6억2500만원(14층)에 팔렸던 성북구 정릉동 정릉하이츠빌2단지 전용 84㎡도 이달 3일 3500만원 낮은 5억9000만원(19층)에 팔렸다.

9억원 이하 거래 48건 중 10.4%인 5건은 대책 직전 호가보다 낮게 거래됐다. 강동구 선사현대아파트 전용 59㎡는 11월 6억6700만원(9층)에 거래된 뒤 대책 전 7억원 이상으로 뛰었으나 이달 3일 호가보다 3000만원 이상 낮은 6억7300만원(9층)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원현대 전용 59㎡도 11월 말 5억9800만원(7층)에 팔린 뒤 호가가 6억3000만원 이상 올랐으나 실거래는 지난 3일 3000만원 낮은 6억원(6층)에 이뤄졌다.

그 밖에 나머지 11건(22.9%)도 대책 전 호가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나 12·16 대책 이후 9억원 이하 집값이 두드러지게 오른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책 전 호가보다 더 올라 거래된 건은 전체의 16.7%인 8건 정도였다. 상승 폭은 1000만~3000만원 사이로 크지 않았다.

이는 앞선 시장 전망과 다른 결과다. 정부는 지난달 12·16 대책에서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규제안을 내놓았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이들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일부 지역에선 집주인들이 대책 전보다 호가를 높이 올리는 모습도 나타나 실수요자의 불안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대책 이후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역시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서울 집값의 상승세를 주도하던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대문구 중개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규제 이후 전반적인 매수세가 끊기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됐다"며 "9억원 이하 아파트의 호가 상승 움직임은 있지만, 실수요자가 저가매물을 위주로 한두 건 거둬들일 뿐 매수 문의는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북구 중개업소 관계자도 "아파트 매수세가 뒷받침되려면 투자수요가 시장에 유입돼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아직 대책의 영향을 평가하느라 관망하고 있어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를 선호하던 수요자가 규제 때문에 비인기지역 중저가 단지로 선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부 풍선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막힌 상황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홀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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