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탐내는 환경미화원…경쟁률 23대 1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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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잖아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직업에 귀천은 없잖아요"

어두컴컴한 새벽 4시. 인천시 남동구청 소속 새내기 환경미화원인 이성형(22)씨의 아침은 남들보다 다소 이르다.

아침밥보다 아침잠이 더 좋은 사회 초년생이지만, 길거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쓰레기를 생각하면 절로 눈이 떠진다.

그가 맡은 구역은 남동구 간석1동 일대다. 출근해서 청소 복장과 각종 도구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시각은 오전 5시다.

영하 6도의 추위에 찬 바람도 불지만 큰 길가를 따라 쉴 새 없이 비질을 하면 온몸이 금세 땀으로 젖는다.

이씨는 31일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복적인 청소작업이 이어지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깨끗해진 길거리를 보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그러나 환경미화원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씨는 환경미화원을 꿈꾸며 군 복무 시절 모의 체력평가를 해봤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0회 이상 기록해야 만점인 턱걸이는 하나도 제대로 못 하는 '저질 체력'이었고, 4분가량 들고 버터야 하는 25㎏ 모래주머니는 1분을 채 들기 어려웠다.

이씨는 "정말 하고 싶다는 의지가 없었으면 불가능에 가까웠을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이씨는 피트니스센터를 다니며 1년 동안 근력과 체력을 키웠다. 좀처럼 하기 힘들던 턱걸이도 어렵게 한 번 성공하자 자연스럽게 개수가 늘었다.

어느 정도 체력 조건이 갖춰졌을 무렵 인천시 남동구의 신입 환경미화원 공고가 떴다.

올해 10월 신입 환경미화원 16명을 모집하는 공고에 이씨를 포함해 110명의 지원자가 도전했다.

이씨는 7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었고 20대로는 유일하게 합격했다. 그는 인천에서 최연소 환경미화원이 됐다.

이번 채용 지원자의 나이대는 20대 16명(14.5%), 30대 30명(27.2%), 40대 30명(27.2%), 50대 34명(30.9%) 등으로 20∼30대 지원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여성 지원자도 8명이나 됐다.

남동구 환경미화원의 초임 연봉은 야근·휴일 근무수당, 명절 휴가비 등을 포함해 4천5백만원∼5천만원 수준이다.

승진은 없지만, 32호봉(32년)까지 임금이 계속 오른다. 정년은 만 60세로 공무원과 같고, 고등학교 자녀 학자금도 지원받는다.

올해 신입 환경미화원 채용을 진행한 인천 지역 다른 지자체에도 20∼30대 지원자가 몰렸다.

서구는 지난 9월 환경미화원 5명을 모집하는 공고에 114명이 지원해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20∼30대 지원자가 56명(49.1%)에 달했다.

2명 모집에 39명이 지원한 연수구 환경미화원 채용 때는 20∼30대 지원자가 25명(64.1%)이었다.

지원자를 청년층, 장년층, 취약계층으로 나눠 모집하는 미추홀구는 40세 이하 청년층 지원자만 50명이었다.

지자체들은 최근 수년간 계속된 청년 취업난 속에 환경미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직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취업난 속에서 초봉 5천만원에 이르는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점이 20∼30대 지원자에겐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 과정에서 체력평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젊은 지원자들이 스스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며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환경미화원으로 이직을 하려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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