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루 남기고 '의원직 총사퇴' 한국당…"부끄럽다"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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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결국 최후의 카드까지 꺼냈다. 선거법에 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까지 강행 처리되자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160분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는 분노에 찬 의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하지만 의원직 총사퇴가 효과적 대응 전략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밤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불법 날치기 처리, 선거법 불법 날치기 처리에 이어 세 번째로 또다시 날치기 처리 된 데 대해서 의원들 모두가 분노를 참지 못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이 분노를 한 데 모아 도저히 의원직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의원직 사퇴서를 결의해야 한다고 이르렀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의원직 사퇴서를 직접 작성해서 제출하기로 했고 일부 제출했다"며 "사퇴서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는 원내 대표단, 당 지도부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속 의원(108명)들의 사퇴서를 지도부가 받겠다는 얘기다. 심 원내대표는 사퇴서를 언제 사용하느냐는 질문에는 "(의원들이) 강력한 대여투쟁을 위해서 원내 지도부, 당 지도부에 그런 것을 다 일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원직 총사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배수진 전략으로 거론돼왔다. 지난달에는 재선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패스트트랙 통과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으로 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기어이 총사퇴 결의까지 나온 것은 현실적으로 범여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한국당 내의 절망감이 반영됐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의결정족수(148석) 이상을 확보한 상태에서 예산안(찬성 156명)과 선거법(찬성 156명), 공수처법(찬성 160명)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총사퇴 결의는 황교안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 전체적으로도 총사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참석 의원들은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 신중론을 펴는 의원들도 있었다. "자칫 진정성이 왜곡되고 희화화하는 여론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의원총회는 공수처법이 강행처리된 직후 열려 밤 9시46분까지 약 2시간40분간 이어졌다.

한국당 한 초선의원은 사퇴 결의 직후 "국회가 아주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의원직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인정하는 게 되는 것"이라며 "(악법을 막으라는) 국민이 주신 숙제를 다 못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그동안 단식도 하고 삭발도 했는데 모든 게 안 통하니까 다 같이 죽는 그런 각오로, 결사항전의 각오로 의원직 사퇴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의원은 "문희상 의장한테 그만큼 화가 났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며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우리를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심히 결례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안팎에서는 총사퇴 결의가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총사퇴 결의는 명분도 실리도 없고 타이밍도 늦었다"며 "차라리 지도부 총사퇴, 비대위 체제로 전환 등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본회의를 통과해버린 마당에 정치적 선언에 그칠 수 있는 총사퇴 결의가 실익이 없고 국민에게 호소력을 발휘하지도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퇴 결의는 사퇴서를 원내지도부에 내는 방식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다 모아서 국회에 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직이 이뤄지려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회의원이 자진해서 그만두려면 국회법 제135조에 따라 본인이 서명, 날인한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회기 중에는 본회의 의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거쳐야 한다. 폐회 중에는 의장의 허가로 사직할 수 있다. 사퇴하고 싶다고 사퇴가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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