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는 '이남자' 마음…쏟아지는 정치권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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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20대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21대 총선을 앞둔 여의도에선 20대 남성을 향한 구애의 세레나데가 도처에 흐른다. 모병제 검토, 청년신도시 조성 등 청년 민심을 겨냥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각당 대표들은 청년들과의 소통 행보에 열을 올린다. 그 중심에는 어느 정치 세력도 깃발을 확실하게 꽂지 못한 20대 남성의 표심이 총선의 ‘핵심 표밭’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20대 남성의 표심은 ‘정통 정치 문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 ‘특정 세력에 안착하지 못하고 부유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20대 남성은 젊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진보 정당을 선택하지도, 거대 양당 중 한 당을 선택해 열성적 지지를 보내지도 않는다. 양 극단을 싫어하고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표심’이 등장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조사 결과(20, 21일 실시ㆍ전국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1,017명 대상)에 따르면, 2030세대 남성 응답자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29.2%였다. 2030 여성의 민주당 지지도는 39.7%였다. 젊은 남성이 보수화했다고 볼 수도 없다. 2030 남성 중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1.0%에 그쳤다. 반면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은 39.7%에 달했다.

거대 양당 중심의 기성 정치가 거대한 무당층 표심을 마주한 형국이라는 얘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5일 “기성세대는 양당 체제에 익숙해져 있지만, 20대 유권자는 그런 것에 휩쓸리지 않고 현실적으로 문제 의식을 찾는 세대”라면서 “이들은 이슈와 미래지향성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사고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 중에서도 20대 남성의 민심은 유난히 이질적이다. 30대 남성과도, 20대 여성과도 다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19~29세) 남성들의 민주당 지지도는 30%였다. 30대 남성(47%)과 확연히 다른 것은 물론, 모든 세대를 통틀어 60대 이상 남성(29%)과 가장 근접한 수치였다. 반면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도는 49%로, 여성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에는 문재인 정부의 ‘여성 친화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공언한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20대 남성이 역차별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20대 남성 중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55%)는 답변은 ‘잘하고 있다(33%)’보다 현저히 높았다. 여성 응답자의 59%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과 상반된다.

20대 남성은 여야 정당들에게 ‘잘만 하면’ 무더기 표를 얻을 수 있는 표밭으로 떠올랐다. 최근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무명의 청년’을 인재 영입 1호로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의 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보도를 부인했지만, 윤호중 당 사무총장은 “2030 세대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지를 두었다.

바른미래당은 올해 초 극단적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는 등 ‘반(反) 페미니즘 정서’를 노골적으로 건드리고 있다. 20대 남성 사이에서 바른미래당 지지도가 8%(한국갤럽의 지난 달 28일 발표 조사)를 기록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다른 세대 남성들 사이에서 바른미래당 지지도는 공히 5, 6%였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올수록 20대 남성의 표심은 ‘인물’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정치적 발언을 아주 활발하게 한다”며 “20대 민심이 정치권에 닿지 않은 것은 조직화할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첨예한 젠더 이슈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면서, 청년들이 호응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인물을 내세우는 정당에 청년들이 응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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