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취지 좋지만…"형량과중, 운전자 독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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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식이법'을 둘러싸고 원래 취지와 달리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부정적 여론이 나오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종료일인 지난 10일 일명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와 해당 지자체장의 신호등·과속방지턱·속도제한·안전표지 등 우선 설치를 골자로 한다. 또 특정범죄 가중처벌 법률개정안(특가법 개정안)은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의 가중처벌 등이 핵심이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특가법 개정안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스쿨존에서 규정속도 시속 30㎞를 초과할 경우 혹은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해 13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에 적용되지만 처벌 수위가 높다보니 자칫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특가법 개정안을 보면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만 13세 어린이가 상해를 입을 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 벌금'을 운전자에게 부과하게 된다.

'phc2****' 닉네임을 쓰는 한 네티즌은 "법을 잘 지켜도 상대방이 막무가내로 나올 경우 무슨 수로 (방어하는) 대책이 있느냐"며 "형평에 맞게 법을 제정해야지 너무 한쪽에 치우치니까 말이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닉네임 'sfru****' 네티즌은 "(법을 제대로 지켜도)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사망(또는 다치게)할 경우 가중처벌을 받게 되니까 악법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불법 주·정차 때문에 시야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를 쳐도 무조건 운전자 과실로 본다"며 "운전자 독박 씌우기법"이라고 반발했다.

이외에도 "범죄는 고의성 여부가 중요하다",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안전운전 의무라는 기준도 애매하다"는 등의 의견들도 잇따라 나왔다.

전문가들도 이 법안이 형벌상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과실범은 과실범, 고의범은 고의범의 형량을 받아야 마땅한데 (해당 법안은) 형량상 과실범을 고의범으로 처벌하는 비례성의 원칙 부분이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심한 처벌이라는 여론은 법학자들과 실무가들 사이에서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역 3년 이상~무기징역이면 살인(5년 이상~무기징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살인은 고의 범죄"라며 "과실 범죄를 고의범 수준으로 형량을 지나치게 무겁게 정해서 형벌 비례성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위헌법률심판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한편 전날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민식이법의 개정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보호할 실질적 방안을 요청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민식이법의 개정과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보호할 실질적 방안을 요청한다"며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충분히 안전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정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무단횡단 등 '운'이 나쁘다면 사고는 생길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과실과 고의 범죄는 구분돼야 한다. 민식이법 양형 기준을 낮춰달라"며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 설치 및 단속 강화', '스쿨존 펜스 설치 의무화', '통학시간 대 스쿨존 내 보호인력 마련' 등의 실질적 개선 방안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민식이법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차량에 치여 사망한 김민식(당시 9세)군의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242명 중 찬성 239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됐다. 특가법 개정안은 재석 227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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