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일자리'로 고용數는 늘었지만…고용의 질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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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3일 내놓은 ‘고용동향’(2019년 10월)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재정(국민 세금)을 투입해 얼마나 많은 고령층 중심의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를 만들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인위적인 일자리 지표 개선에 대해 정부가 “고용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됐다”며 자화자찬(自畵自讚)하는 것을 두고 “통계 분식(粉飾)”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0월 고용지표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폭이 기형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올해 1∼10월 누적 수치를 살펴봐도 이 같은 특징은 두드러진다. 올해 10월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은 41만7000명이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41만9000명)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물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으므로 인구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인구요인을 고려해도 이런 증가 폭은 인위적인 재정 일자리 확대를 빼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산업별로 보면, 재정 일자리가 가장 많은 업종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다. 올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폭은 가공할 만하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거의 매월 가장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업종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을 기록하고 있고 복지 체계를 급속도로 확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 일자리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를 늘리는 정책 방향은 기본적으로는 옳다. 그러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 참사(慘事)’가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국민 세금을 물 쓰듯 하면서 고령층 중심의 저급한 단기 일자리를 과도하게 양산한 결과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 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재정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자 수 증가 폭, 고용률 등이 높아진 것을 놓고 “고용이 매우 좋아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세가 (2019년 10월 고용동향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상용직 취업자 증가 등 양적 지표뿐 아니라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지표의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고용의 질은 최악이다. 올해 10월 50대와 60세 이상 취업자는 인위적인 재정 일자리 사업으로 크게 늘었지만,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대(5만 명 감소), 40대(14만6000명 감소) 취업자는 줄었다. 한국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제조업 취업자는 올해 10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8만1000명이 줄면서 19개월째 감소했다.

유경준(전 통계청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실제 고용 현실은 최악인데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단기, 임시 재정 일자리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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