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국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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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에서 메달 수는 중요하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의의 경쟁이지만, 국력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국가마다 메달 획득에 목을 맨다. 금지 약물 복용까지 서슴지 않는 이유다. 러시아가 대표적으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조직적인 도핑 스캔들이 드러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 전원이 출전 금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자국 선수로는 메달 획득이 쉽지 않자 외국 선수를 귀화시키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 중 귀화선수는 5개 종목에서 19명이나 된다. 그중 아이스하키는 11명으로 사실상 다국적 팀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반대 경우도 흔하다. 쇼트트랙 강국 한국에서 국가대표로 뽑히는 게 어렵다 보니 다른 나라로 귀화하는 토종선수도 있다. ‘비운의 쇼트트랙 스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대표적이다.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자 러시아로 귀화했지만,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로 인해 끝내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에서 김영아는 카자흐스탄 국기를 달았고,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선 최민경과 김효정이 프랑스와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각각 출전했다.

프로 스포츠 경우도 다르지 않다. 프로축구 골키퍼로 활약했던 ‘신의손’이 유명하다. 러시아 출신으로 ‘발레리 사리체프’가 본명이었지만,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골키퍼에게 맞는 이름인 신의손으로 개명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의 ‘마니산’(마니치), 크로아티아 출신의 ‘이싸빅’(싸빅) 등도 마찬가지다. 프로 농구에선 미국 출신 문태종(재로드 스티븐슨)이 눈에 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귀화한 국가대표는 20여 명으로, 이들은 피부와 인종, 출신 국가의 차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일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청양군청)이 2시간 8분 42초 기록으로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가 은메달을 딴 이후 24년 만에 마라톤 메달권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해 9월 국적을 취득한 그는 “한국에 꼭 메달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케냐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오주한에게 박수를 보낸다. 바야흐로 ‘국대’도 글로벌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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