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비워뒀으면…" 서울 지하철 임산부석 민원 하루 7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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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딸을 출산한 정모(38)씨는 “임신했을 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마다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젊은 남성 등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임산부석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장시간 서 있으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났고, 차가 급정거라도 하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씨는 “내가 임산부석 앞에 서면 ‘자리를 비켜 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느낄까봐 멀찌감치 떨어져 섰다”면서 “왜 임산부가 임산부석 앞에서 움츠러들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의 임산부석에 대한 민원이 하루 평균 75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3건에서 2018년 2만755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의 민원이 “임산부석에 임산부가 아닌, 일반 승객이 앉아 있으니 ‘자리를 비워달라’는 안내방송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민원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접수된 지하철 민원은 총 285만5029건이었다. 2015년 44만4586건에서 지난해 70만8586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집계가 51만5259건에 달했다. 이후삼 의원은 “서울시는 임산부석 민원이 급증한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 임산부의 불편 해소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윤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민원이 늘었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임산부들이 임산부석에 대한 권리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랜 임산부석 갈등 배경엔 ‘내 사 정이 아닌데, 왜 내가 배려해야 하지’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인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민원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동차 냉·난방’ 민원이 176만19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열차 내 질서 저해’ 27만3266건, ‘유실물’ 19만6047건, ‘열차 지연’ 13만9873건, ‘열차 환경(청결)’ 10만9100건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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